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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by 101Architect 2018. 1. 18.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저/박석무 편역

다산 정약용선생이 유배생활중에 보낸 편지들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무슨 공부를 할 것인가, 그리고 생계를 꾸리고 친구를 사귀는 방법 등을 아들에게 자상하게 일러주는 다산의 따스한 면모와 함께, 형님 정약전(丁若銓)과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서 형제간의 우애와 대학자로서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참다운 공부의 길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하는 것 한가지밖에 없다.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일뿐만 아니라, 호사스런 집안 자제들에게만 그 맛을 알도록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촌구석 수재들이 그 심오함을 넘겨다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허례허식을 경계하라

군자는 새해를 맞으면서 반드시 그 마음가짐이나 행동을 새롭게 해야한다. 나는 소싯적 새해를 맞을 때마다 꼭 일년 동안 공부할 과정을 미리 계획해보았다. 예를들면 무슨 책을 읽고 어떤 글을 뽑아 적어야겠다는 식으로 계획을 세워놓고 꼭 그렇게 실천하곤 했다. 때론 몇개월 못가서 사고가 발생해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안흥 ㄹ떄도 있었지만, 아무튼 좋은 일을 행하고자 했던 생각이나 발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지지 않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힘써야 할 세가지 일

비스듬이 드러눕고 옆으로 삐딱하게 서고, 암렇게나 지껄이고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면서도 경건한 마음을 가질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것, 말을 하는 것, 얼굴 빛을 바르게 하는 것, 이 세가지가 학문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마음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이 세가지도 모샇면서 다르 ㄴ일에 힘쓴다면, 비로 ㄱ하늘의 이치에 통달하고 재주가 있고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식견을 가졌다 할지라도 결국은 발꿈치를 땅에 붙이고 바로 설 수 없어 어긋난 말씨, 잘못된 행동, 도덕적, 대악, 이단이나 잡술 등으로 흘러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독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몇년 전부터 독서에 대하여 깨달은 바가 큰데 마구잡이로 그냥 읽어내리기만 한다면 하루에 백번 천번을 읽어도 읽지 않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무릇 독서하는 도중에 의미를 모르는 글자를 만나면 그때마다 널리 고찰하고 세밀하게 연구하여 그 근본 뿌리를 파헤쳐 그 ㄹ전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술 마시는 법도

참으로 술맛이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 소 물 마시듯 마시는 사람들은 입술이나 혀에는 적시지 않고 곧장 목구명에다 탁 털어넣는데 그들이 무슨 맛을 알겠느냐? 수을 마시는 정취는 살짝 취하는데 있는 것이지, 얼굴빛이 홍당무처럼 붉어지고 구토를 해대고 잠에 곯아 떨어져버린다면 무슨 술 마시는 정취가 있겠느냐? 요컨대 술마시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병에 걸리기만하면 폭사하기 쉽다. 주독이 오장육부에 배어들어가 하루아침에 썩어 물크러지면 온몸이 무너지고 만다. 이것이야말로 크게 두려워할 일이다.


절조를 지키는 일 

천하에는 두가지 큰 기준이 있는데 옳고 그름의 기준이 그 하나요, 다른 하나는 이롭고 해로움에 관한 기준이다. 이 두가지 큰 기준에서 네단계의 큰 등급이 나온다. 옳음을 고수하고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높은 단계이고, 둘째는 옮음을 고수하고도 해를 입는 경우다. 세번째는 그름을 추종하고도 이익으 ㄹ얻음이요, 마지막 가장 낮은 단계는 그름을 추종하고 해를 보는 경우다. 


벼슬살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임금을 섬기는 데는 임금의 존경을 받아야지 임금의 총애를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또 임금의 신뢰를 받아야지 임금을 기쁘게 해주는 사람이 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아침 저녁으로 임금을 가까이 모시고 있는 사람은 임금이 존경하는 사람이 아니며, 시나 글을 잘하고 기예를 가진 사람도 임금이 존경한다고 할 수 없다. 글씨를 민첩하게 잘 쓰는 사람도 그렇고, 얼굴빛을 살펴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 자주 벼슬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는 사람, 위의가 장엄하지 못한 사람, 권력자에게 이리저리 붙는 사람 등을 임금은 존경하지 않는다. 


임금의 잘못을 드러내라 

미관말직에 있을 때도 신중하고 부지런하게 온정성을 다해서 맡은 일을 다해야 한다. 언관의 지위에 있을때는 아무쪼록 날마다 적절하고 바른 의론을 올려서 위로는 임금을 잘못을 공격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의 고통이 알려지게 하며 더러는 잘못된 짓을 하는 관리들을 루러나게 해야 한다. 


문명세계를 떠나지 말라

무릇 사대부 집안의 법도로는 벼슬길에 높이 올라 권세를 날릴 때 빨리산비탈에 셋집을 내어 살면서 처사로서의 본색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만약 벼슬길이 끊어지면 빨리 서울 가까이 살면서 문화의 안목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말을 실속없이 과장되게 하는 사람은 남이 믿어주질 않으며, 더구나 가난하고 천한 사람은 더욱 마땅히 말을 적게 해야 한다. 


근검

부지런함이란 무얼 뜻하겠는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며, 아침때 하일을 저녁때로 미루지 말며, 맑은 말에 해야할 일을 비오는 날까지 끌지 말도록 하고, 비오는 날 해야 할 일도 맑은 날까지 끌이지 말아야 한다. 늙은이는 앉아서 감독하고 어린사람들은 직접행동으로 어른의 감독을 실천에 옮기고, 젊은이는 힘든 일을 하고, 병이 든 사람은 집을 지키고, 부인들은 길쌈을 하느라 한밤중이 넘도록 잠을 자지 않아야 한다... 잠깐이라도 한가롭게 보여서는 안된다. 

검이란 무얼까? 의복이란 몸을 가리만 하면되는 것인데... 음식이란 목숨만 이어가면 되는 것이다. 고기나 생선이라도 입안으로 들어가면 더러운 물건이 되어버린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귀하다고 하는 것은 정성 때문이니, 전혀 속임이 있어서는 안된다. .. 단 한가지 속일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건 자기의 입과 입술이다. 


용기와 노력

용기는 삼덕의 하나다. 성인이 사물을 제 뜻대로 움직이게 하고 천지를 다스리는 일은 모두 용기의 작용으로 인한 것이다. 


비밀로 하는 일이 없기를 

남이 알지 못하게 하려거든 그일을 하지 말고, 남이 듣지 못하게 하려면 그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이다. 


수입을 헤아려 지출을 하는 것이 성인의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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