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으로 연애는 쾌락원리에 따르는 이드(인간 정신의 밑바닥에 있는 원시적,동물적,본능적 요소)의 잔치다. 연애를 한다는 것은 함께 풀어지고 재미있는 활동을 하며 삶의 긴장감을 푸는 시간을 공유하는 것과 다름 없다.
전통적인 남성성과 현재적인 남성성 역시 달라지기는 했지만 남성들은 전통적인든 현재적이든 관계와 성취가 따로 간 적은 없다. 오히려 남성들에게는 사회적인 성취가 관계를 질적이든 양적이든 풍부하게 해주었다. 남성들은 자신이 성취에 심취한다고 해서 그 결과 여성들에게 인기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거나 결혼을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이런 마음이 현대로 오면서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결혼에 대한 나이의 압박, 일과 결혼을 양립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고민에서 여성들보다는 자유로운 편이다.
반면 여성들은 "여자라도 남자 못지 않게 해낼수 있다." 와 "원한다면 다 해내라"는 메시지가 담긴 교육과 문화적 분위기에서 자라왔다. 그러는 동시에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에 대한 교묘한 핸디캡을 적용하는 시선과 압박 역시 사라지지 않았다.
기혼자들은 싱글의 자유를 부러워한다. 자유는 누릴수 있을 떄 누리자. 사랑은 자유라는 전제 위에서만 가능하고 의미가 있다.
원하는 것을 줄 수 없는 대상에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대상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강한 관계를 위한 시작 말이다. 모든 사랑은 상처에서 시작되지만 사랑은 상처의 '반복'이 아닌 '회복'이 되어야 한다.
갈등과 싸움은 우리를 괴롭게 하지만, 갈등과 싸움이 없는 친밀한 관계는 없다. 갈등과 싸움이 없다는 것ㅇ르 자랑하는 커플이 있다면 그 커플이 얼마나 친밀할까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을 정도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이야기하지도 앖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주기를 기대한다. 이 기대가 당위가 되면 관계는 원망과 미움, 애증과 환멸의 공동체로 추락하고 만다.
어린시절부터 그녀의 말을 중요하게 여기고 반영해주는 대상이 없거나 적었다. 자신의 말을 반영해주는 대상이 없을 때 스스로의 욕망과 감정을 오히려 불편하게 느끼게 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인식하더라도 상대방에게 표현하지 못한다. 내가 이렇게 해도 된다는 것을, 그 정도로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세워지지 않는 것이다.
제대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 마음의 지도가 없다. 이들은 사랑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을 만나면 그 위를 자석처럼 졸졸 쫓아다닌다. 그러면서 상대의 관심을 끌어내려고 과도하게 애쓴다.
불신의 마음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대신 자신의 마음을 부끄럽게 여기고 입을 다문다. 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관계에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기에 말하지 않게 된다. 대신 장황하고 무의미하고 상투적인 이야기만 반복하고 만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때 상대를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니 결핍감이 들어 다른 사람을 바꾸려 하는 것이다. 상대를 바꾸는 시도는 언제나 실패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관계를 소원하게 만든다. 내가 상대를 변화시키고 싶을 수록, 그리고 실행에 옮길수록 상대는 자신을 방어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대상에게 거부당한다고 느낄때 삶을 잘 살아갈 에너지를 잃게 된다.
우리는 보통 관계에 덜 절실한 쪽이 먼저 헤어지자고 말한다고 짐작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른 경우가 많다. 관계에 더 절실하고 더 많은 것ㅇ르 걸고 있을 수록, 작은 균열에도 이별을 말하고 싶은 충동에 시잘리게 된다.
결국 헤어지자 는 붙잡아줘 의 다른 표현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반어법은 상대는 물론 스스로를 지치게 한다.
홀로서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함께하기도 잘해나가는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내가 없으면 관계도 없다.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길이 결국은 관계를 단단하게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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