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웅진닷컴
1992.10.01
줄거리
작가 자신과 그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자전적 소설로서 송도 부근 박적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주인공이 서울로 상경하여 서울대 문리대에 입학할 무렵까지의 이야기들을 촘촘히 복원해낸 소설이다. 그 후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와 함께 작가 박완서의 삶과 그를 통해 일제 말기와 해방을 거쳐 6.25 전쟁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작품의 첫머리는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시작하고 있는데, 그런 유년시절을 뒤로 하고 주인공인 ‘나’는 일곱 살 무렵 오빠를 서울 학교에 보내겠다고 먼저 올라갔던 엄마의 손에 이끌려 상경하게 된다. 처음 서울에 올라온 주인공은 서울의 더럽고 삭막한 풍경에 실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와중에 오빠는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게 되고, 엄마는 무리를 해서 집을 산다. 일제 말기에 이르러 오빠는 결혼을 하고 주인공은 책 읽는 데 몰두하게 된다. 이러한 독서 편력은 해방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해 1950년에 스무 살이 되어 서울대 문리대에 입학하기에 이르고, 바로 그 해에 6.25가 터진다. 한때 좌익에 가담했다가 의용군으로 떠나버린 오빠 때문에 주인공은 이리저리 불려 다니며 고초를 겪는다.
오빠는 1.4후퇴로 인해 남은 가족들이 피난을 가려던 차에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오고, 그런 사정이 겹쳐 식구들은 피난을 가지 못하고 현저동에 몸을 숨기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피난을 떠나버려 텅 빈 서울에 가족과 함께 남게 된 작가는 앞으로 언젠가 글을 쓸 것 같은 예감으로 그 공포를 몰아낸다. 이렇듯 작품을 통해 작가가 풀어놓은 이야기들은 작가 본인이 “순전히 기억력에만 의지해서 써 보았다”고 표현했듯이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의 세세한 기억들이다. 그러나 또한 그러한 기억들은 작가와 함께 당대를 살아가야 했던 모든 개인들의 비극과 나아가 민족적 차원의 비극을 상기시키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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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현듯 싱아 생각이 났다. 우리 시골에선 싱아도 달개비만큼이나 흔한 풀이었다. 산기슭이나 길가 아무데나 있었다. 그 줄기에는 마디가 있고, 찔레꽃 필 무렵 줄기가 가장 살이 오르고 연했다. 발그스름한 줄기를 꺾어서 겉껍질을 길이로 벗겨 내고 속살을 먹으면 새콤달콤했다. 입안에 군침이 돌게 신맛이, 아카시아 꽃으로 상한 비위를 가라앉히는 데는 그만일 것 같았다.
가끔 나는 손을 놓고 우리 시골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하염 없이 생각하곤 했다. 말수 적은 오빠도 내 향수를 알아차리고는 여름방학이 며칠 안 남았다는 걸 손가락으로 헤아려 보여 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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